당일치기 - 맥민빌

McMinnville (맥민빌)은 오레건 주민이 아닌이상 아마 생소하게 느껴지실 마을일텐데요, 당연합니다. 유명관광지라고 할만한 대단한 볼거리는 없는 마을이거든요. 물론 Domaine Willamette, Duck Pond Cellars, Ponzi Vineyards 등 많은 와이너리가 수놓아져있는 아름다운 Willamette Valley (윌라멧 밸리) 안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이쪽으로 와이너리 투어를 예약하신 경우 Dundee 또는 McMinnville을 거쳐가실 확률은 큽니다만, 이 포스트에선 와이너리 얘기는 의도적으로 뺐습니다. (아니~ 윌라멧 밸리 루트에~ 와이너리 없는게~ 웬말이냐~ 하실텐데, 이 지역 와이너리 투어는 날 잡고 걍 만취할 생각 하고😜 와이너리 전문 투어가이드를 이용하는 것이 애초에 낫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와인에 관심 없는 분들을 위한 볼거리들을 따로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유명관광지가 없으므로 오레건에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루트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갤러리들 구경하는 것을 즐기시거나 항공기/전투기 또는 우주탐사선 등에 관심 있으신 경우 한번쯤은 들러볼만 한 마을입니다.

#1 Erin Hanson Gallery

현대식 인상파 화가 에린 한슨의 갤러리입니다. 건물 외관이 공장 분위기여서 주차장에 내리시면 오잉 내가 잘못왔나, 싶으실텐데 여기 맞습니다.😂 이 작가는 그림 자체도 물론 굉장히 멋진데, 저는 갤러리에서 3D 복제품을 보는것도 큰 재미였어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 원작은 너무 비싸서 못 사는 경우 프린팅된 제품을 구매하잖아요? 근데 일반적인 프린팅은 기판을 불문하고 2D이기 때문에 붓결이 살아있지 않고 원작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죠. 에린 한슨은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유화 특유의 입체적 질감을 원작처럼 살려낸 복제품들을 만들어 판매한답니다.

3D 모델링된 작품과 오리지날 작품의 표면비교. 질감과 붓칠 결이 너무나 비슷하게 재현되어 일반인이 맨눈으로 봐서는 어느쪽이 원작인지 모오름...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이미지 출처: erinhanson.com

물론 2D 프린트보다는 비싸지만 원작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원작 퀄리티를 느낄 수 있는것이 굉장한 강점인 것 같아요. 팁: 혹시 진지하게 구매의사가 있으신 경우엔 오피스 직원한테 3D printing facility 투어시켜줄 수 있는지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일요일, 월요일은 닫는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맥빈빌 마을 구경

주차는 길거리 혹은 (여기같은) 공용주차장들 중 아무데나 이용하시면 되고, 3rd St을 걸으며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소규모 갤러리들을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마을 규모가 워낙 작아서 차를 옮기고 자시고 할 일이 없어요.ㅋㅋ John Stromme Art Gallery는 작가 한명의 갤러리가 아니고 로컬 작가들 여러명이 모여 전시해둔 공간이라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보실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3 Evergreen Aviation & Space Museum

성인 $26, 어린이 $14의 입장료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박물관입니다. 큰 전시관 건물 두개가 마주보고 있는데 하나는 비행기 위주, 하나는 우주탐사선 위주이며, 두 건물을 다 세세히 구경하시려면 하루가 꼬박 걸려요. 재밌어보이는 것들만 쓱쓱 2-3시간정도 둘러보시길 일반적으로 추천드리는 동시에, 혹시 항공 관련 역사나 기술에 관심이 특별히 많으신 분들은 오늘 일정에서 다른곳들 다 빼고 이 박물관 한개만 넣으셔도 됩니다. 반대로 비행기, 우주탐사, 이런거 전혀 관심 없다 하시는 분들은 비싼 돈 주고 여기 가는 대신 맥민빌에서 15분정도 떨어진 Miller Woods 트레일을 하이킹하시길 추천드려요.

#4 저녁식사

윌라멧 밸리는 동네들 자체는 별거없는 것에 비해 퀄리티가 좋은 식당들을 꽤 다양하게 찾아보실 수 있어요. 아마 와이너리 투어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동네들이라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캐쥬얼한 분위기에서 멕시칸 요리를 즐기시려면 Pura Vida Cocina, 나폴리식 피자는 Pizza Capo, 스페니쉬 타파스는 La Rambla, 비싸고 고급진 코스요리를 원하시면 Okta (여기서 예약) 또는 The Painted Lady (여기서 예약) 추천드려요. 특히 Pizza Capo는 피자도우가 정말 맛있고 아페롤 스프릿츠 등 이탤리식 칵테일도 주문할 수 있어서 제가 자주 찾는 식당이랍니다.